가공식품 많이 먹으면 ‘텔로미어’ 길이 짧아진다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은 생명연장 비밀인 텔로미어(telomeres)가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출처: pikist, CC BY-NC-ND]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은 생명연장 비밀인 텔로미어(telomeres)가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나바라대학(Navarra University) 연구팀은 하루에 3회 이상 정크푸드나 패스트푸드, 간편식품 등 가공식품을 먹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9월 1일(현지시각)부터 4일까지 열리는 온라인 ‘유럽 비만 국제회의(ECOICO 2020)’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논문명: Ultra-processed food consumption and the risk of short telomeres in an elderly population of the Seguimiento Universidad de Navarra (SUN) Project)는 미국 임상영양 저널 6월호에 실렸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붙어 염색체 손상이나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AJC1 / Flickr , CC BY-NC-ND]

인간 세포에는 23쌍 염색체가 있으며, 유전정보 발현 및 전달을 담당하고 있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끝에 존재하는 반복적인 염기서열을 가지는 DNA 조각으로 염색체 말단 손상 또는 근접한 염색체와 융합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세포가 재생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텔로미어 길이도 점점 짧아지기에 흔히 노화 지표로 활용된다. 즉 텔로미어 길이는 생물학적 나이 지표로 인식되어 왔다.

가공식품은 인공향료나 색소, 유화제, 방부제 등 첨가물이 들어있다. 지금까지 연구 결과 고혈압, 비만, 우울증, 2형 당뇨병, 특정 암 등 발병에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스페인에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SUN(Seguimiento Universidad de Navarra) 프로젝트에 참여한 57~91세 886명(남성 645명, 여성 241명)을 대상으로 수집된 건강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데이터는 참가자가 2008년에 DNA 샘플을 제공하고, 이후 2년마다 식습관에 대한 자세한 건강 데이터를 수집했다.

조사 대상 886명을 가공식품의 소비량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가공식품을 가장 많이 섭취한 그 (A), △가공식품을 비교적 많이 섭취하는 그룹(B), △가공식품을 비교적 섭취하지 않은 그룹(C), △가공식품을 거의 섭취하지 않은 그룹(D)이다. 

연구팀은 실시간 PCR(qPCR)라는 검사를 이용해 피험자 타액 샘플에서 텔로미어 길이를 측정했다. 실시간 PCR은 DNA 분자 증폭과 양 측정을 동시에 하는 방법으로 검출 감도가 높아서, 미량 병원균 검출, 유전자 발현(mRNA 발현) 정량, 단일염기다형성(SNP) 분석과 같은 유전자 변이 해석에도 매우 유용한 분자생물학 기술이다. 

분석 결과, 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한 그룹 A는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병, 비정상적인 혈중 지방 수치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그룹 A에 속한 사람은 다른 그룹에 비해 섬유질과 올리브 오일, 과일, 야채, 견과류 등 건강한 음식 섭취도 적었다.

가공식품 섭취량이 가장 적은 그룹 D에 비해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질 가능성이 그룹 C는 29%, B 그룹은 40%, 그룹 A는 82%로 나타났다.

김민중 기자 science@